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 이하 DKA)은 당뇨병 환자, 특히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입니다. 이 질환은 인슐린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며, 체내 에너지 대사체계가 급격히 무너지는 과정에서 케톤체가 혈액에 다량 생성되고 축적되어 혈액이 산성화 되면서 여러 장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DKA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혼수상태나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와 신속한 대처가 생명을 좌우합니다. 본 글에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발생 원인부터 증상, 치료법, 예방까지 전방위적으로 다루며, 환자와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할 실질적인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1. 원인: 인슐린 결핍과 체내 대사의 붕괴
DKA의 본질은 인슐린 결핍에 의해 세포가 에너지 공급원을 포도당에서 지방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는 대사 혼란입니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해 에너지로 활용하도록 돕는 호르몬입니다. 하지만 인슐린이 없으면 포도당은 혈액 내에만 쌓이게 되고, 세포는 이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대체 에너지로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생성되는 부산물이 케톤체(Ketone bodies)인데, 이는 산성을 띠며 체내에 축적되면 혈액의 산성도를 높여 대사성 산증(Metabolic Acidosis)을 유발합니다.
1) 주요 유발 요인
- 인슐린 누락 또는 용량 부족: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피로, 우울감,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인슐린 주사를 깜빡하거나 일부러 줄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 감염성 질환: 폐렴, 요로감염, 위장염, 패혈증 등 감염은 인체 내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 심한 스트레스나 수술, 외상: 스트레스 상황은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유도하며 이 역시 인슐린 작용을 방해합니다.
- 약물 요인: 특히 스테로이드, 이뇨제, 항정신병 약물 등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음주, 폭식, 식사 거부: 특히 청소년 환자에서 정신적 요인으로 인한 식사 거부가 DKA의 유발 요인이 됩니다.
- 새로 진단받은 당뇨병: DKA는 제1형 당뇨병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며, 초기 진단 없이 진행될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2) 병태생리 요약
인슐린이 부족하면 간은 글루코오스를 계속 생성하며, 근육은 단백질을 분해하고, 지방세포는 지방산을 분해하여 간으로 공급합니다. 간에서 지방산은 케톤체로 전환되고, 이는 빠르게 혈액 내 축적됩니다. 동시에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심해지며, 고혈당 자체보다 산증과 전해질 불균형이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면 DKA가 단순히 ‘혈당이 높은 상태’가 아닌 체내 전반적인 대사 붕괴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인슐린 치료 실패를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증상: 초기 자각부터 응급 상태까지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증상은 시간 단위로 빠르게 악화되며, 초기에는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조기에 자각할 수 있는 신호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1) 초기 전조 증상
- 심한 갈증 및 구강 건조
- 배뇨 빈도 증가(다뇨)
- 식욕 저하와 전신 피로
- 복부 불쾌감, 복통, 구토
- 체중 급감
이러한 증상들은 탈수, 고혈당과 유사하여 단순히 당 조절이 잘 안 된 상태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구토, 심한 피로감, 복통이 동반된다면 이미 케톤산증 초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2) 중등도 이상 증상
- 호흡 이상: 쿠스마울 호흡 (깊고 빠른 호흡)
- 입 냄새: 과일 향과 유사한 '아세톤 냄새'
- 의식 혼란, 두통, 시야 흐림
- 근육 경련, 오한, 맥박 증가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깊고 빠르다면 이미 대사성 산증이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환자의 입에서 과일 냄새 혹은 매니큐어 냄새와 비슷한 케톤 냄새가 난다면 거의 확정적입니다.
3) 말기 또는 응급 상황
- 의식 저하 또는 혼수 상태
- 급성 신부전, 저혈압, 심장 부정맥
- 전해질 쇼크, 뇌부종, 사망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뇌부종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DKA 치료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령 환자,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전해질 불균형에 의한 심장 부작용도 심각할 수 있으므로 응급실 내에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4)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가진단 방법
- 자가혈당 측정기 + 케톤 측정기(혈액 또는 소변형) 사용
- 케톤 수치가 1.5 mmol/L 이상이면 병원 방문 필수
- 혈당이 250 이상이며 구토가 동반되면 즉시 응급실 내원
DKA는 “잠깐 버티다 나아지겠지”라는 마음이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지체 없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3. 치료법: 응급처치부터 퇴원 후 관리까지
DKA의 치료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인슐린 요법, 수액 및 전해질 보충, 유발 원인 제거 및 후속 관리입니다.
1) 인슐린 정맥투여
초기에는 인슐린을 IV(정맥주사)로 지속 주입합니다. 이는 혈당을 빠르게 낮추고, 케톤체 생성을 중단시키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으로 1시간당 0.1 단위/kg의 인슐린이 투여되며, 혈당이 200mg/dL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지속됩니다. 이후에는 포도당을 함께 포함시켜 저혈당을 방지하면서 산증 교정에 집중합니다.
2) 수액 및 전해질 관리
환자는 탈수가 심하므로 초기 1시간 동안 생리식염수 1리터 이상을 투여하며 이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속도와 종류를 조절합니다. 고나트륨혈증, 저나트륨혈증, 저칼륨혈증, 고칼륨 혈증 등 전해질 변화가 매우 급격하므로 2~4시간마다 혈액검사를 통해 전해질 상태를 확인하며 보충합니다.
특히 칼륨 수치는 생명에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혈중 칼륨이 5.5 이하로 떨어지면 보충을 시작합니다.
3) 감염 치료 및 유발 원인 제거
감염이 있다면 즉각적인 항생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며, 약물 복용 이력, 심리적 스트레스 유무, 식습관 등도 꼼꼼히 점검해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병행됩니다.
4) 퇴원 후 관리가 핵심
DKA가 완치된 이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퇴원 후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 인슐린 용량 및 투여 시점 철저히 관리
- 자가혈당, 케톤 수치 정기 측정
- 정기 내분비내과 진료 및 상담
- 저혈당 예방을 위한 간식과 운동 조절
- 가족 및 보호자의 응급대처 교육 필수
많은 환자가 “병원에서 나왔으니 괜찮다”라고 생각하지만, DKA는 반복될수록 생명 위협 가능성이 높아지고, 후유증 또한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자가 관리 습관의 확립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단순한 당뇨 합병증이 아닙니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이 상태는 짧게는 수 시간, 길게는 하루 이내에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조기 인식과 빠른 대응이 없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DKA는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 인슐린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투여
- 스트레스 상황에서 혈당 및 케톤 수치를 자주 측정
- 감염에 즉시 대응
- 식사나 운동 습관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DKA는 더 이상 두려운 응급상황이 아닌 예방 가능한 위기가 됩니다.
당신의 관리가 당신의 생명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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